음,, 살찜 이슈 때문에 한동안 베이킹을 하지 않다가, 연말에 친구들과 만날 일이 생겨 오랜만에 쿠키를 구워보기로 했다. 당일에 만들면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 전날에 미리 만들어 놓으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전날에 여행을 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다. 할 수 없이 약속 당일에 만들게 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기 귀찮아서 최대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로 만들었다. 늘 만들던 걸로..^^
https://www.youtube.com/watch?v=mjwW8ca983Y&t=4s
나도 이런 모양으로 만들고 싶은데 거의 항상 실패한다. 성공한 적은 여태껏 두 번밖에 없다. 열다섯 번도 넘게 만들어 봤는데.. 스벌... 재료의 온도나 섞임 정도 등에 따라 쿠키 맛과 모양이 천차만별로 변하기에, 이런 조건들을 신경 써서 만들어야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온다.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도 결과물이 항상 다른 걸 보면서 역시 베이킹은 '과학'이란 걸 실감하게 된다.
역시 이번에도 망했다. 급하게 만들어서 망할 거라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애들한테 줄 건데 쫌 이쁘게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대충 만들었으면서 스스로 양심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재료는 다음과 같다. 참고로 나는 유튜브 레시피와 동일하게 재료를 개량하지 않는다.. 원 레시피와 비교해 보면 내 레시피는 어딘가 미묘하게 달라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설탕을 덜 넣었다던가 말이다. "요리 못하는 사람 특징 중 하나가 레시피와 동일한 재료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말을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왜냐하면 내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요리를 못한다. ㅋㅋ..
원래는 버터를 눌러봤을 때 잘 들어가는 상태까지 해동한 다음 사용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으면 그딴 건 사치다. 해동이 덜 된 상태의 버터를 풀어줄 때는 숟가락과 실리콘 주걱으로 존나게 뽀시면(?) 된다. 나의 열정을 담아서 열심히 뽀시다 보면 버터가 마음을 열고 풀어질 것이다. ㅎㅎ 손이 너무 아프다.
베이킹 유튜버들을 보면 바닐라 익스트랙을 몇 방울만 넣던데.. 나는 바닐라 향이 좋아서 걍 감으로 때려 넣는다.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태껏 문제 된 적은 없었으니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하겠다. 다 섞고 나면 버터 반죽이 되는데, 여기에다 가루 재료만 넣어서 섞으면 반죽은 끝이 난다.
음.. 되도록이면 가루 재료를 넣을 때는 체에 걸러서 넣는 것이 좋다. 체에 걸려야 가루가 뭉치지 않고 잘 혼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체를 쓰지 않았다. 체를 쓰지 않은 것은 가루를 거르는 시간과 설거지 거리를 조금이라도 줄여 시간을 단축하려는 나의 전략이었다. (사실은 체를 쓰기 귀찮았다)
7단계까지 끝났으면, 예열한 오븐에서 175도, 16분 구워준다. 이것도 정식 레시피와 다른데 우리 집은 에어프라이어 기능을 겸한 오븐이라 정식(?) 오븐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감으로 온도를 조절해서 굽는다. 그래서 쿠키를 태워먹었다 ㅎ 아멘..
초코쿠키 아닙니다.. 버터쿠키입니다.. 음. 모양은 좀 그래도 한 입 먹어보니까 먹을 만했다. 맛이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허허,, 휴지 시간과 굽는 시간을 제외하면 한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사진 안 찍었으면 레알 10분 컷도 가능했을 것 같다. 약속 2시간 전에 쿠키 굽기 성공
+ 시간이 남아서 다른 종류의 쿠키를 하나 더 만들어 봤는데 개망했다. 처음 만들어 보는 거라 불안했는데 (나의 첫 시도는 항상 좋지 않았다.) 역시 망했다. 이건 차마 못 올리겠다. 콘쿠키였는데, 다음에 다시 제대로 만들어서 포스팅하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5gvbARcMLFY
약속 2시간 전에 급하게 만들려니 좀 힘들었지만 보람은 있었다. 간략한 카드 편지와 함께 포장하니 그럴싸했다. 음.. 모양이 예뻤으면 기쁜 마음으로 선물해 줬을 텐데, 모양이 좀 그래서.. 그렇게 뿌듯하지는 않았다. 예전에는 예쁜 쿠키 많이 만들었었는데.. 실력이 다 죽었나 보다. ㅜㅠ 그래도 애들이 좋아해 줘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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